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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욘 포세
오랜 세월 한자리를 지켜온 오래된 사물들은 사람보다 오래 머물며 그들의 삶과 죽음을 담아내고, 흔적을 간직한다. 작가의 말처럼, 사람은 가고 사물은 남는다.
이제 고깃배를 타고 떠나자고, 그가 말했다.
어디로 가는데? 요한네스가 물었다.
아니 자네는 아직 살아 있기라도 한 것처럼 말하는구먼, 페테르가 말한다.
목적지가 없나? 요한네스가 말한다
없네, 우리가 가는 곳은 어떤 장소가 아니야 그래서 이름도 없지. 페테르가 말한다.
위험한가? 요한네스가 묻는다
위험하지는 않아, 페테르가 말한다.
위허함다는 것도 말 아닌가, 우리가 가는 곳에는 말이란 게 없다네, 페테르가 말한다
아픈가? 요한네스가 묻는다
우리가 가는 곳엔 몸이란 게 없다네, 그러니 아플 것도 없지., 페테르가 말한다
하지만 영혼은, 영혼은 아프지 않단 말인가? 요한네스가 묻는다.
우리가 가는 그곳에는 너도 나도 없다네, 페테르가 말한다.
좋은가, 그곳은? 요한네스가 묻는다
좋을 것도 나쁠 것도 없어, 하지만 거대하고 고요하고 잔잔히 떨리며 빛이 나지, 환하기도 해, 하지만 이런 말은 별로 도움이 안 될 걸세, 페테르가 말한다.
131p ~ 132p (요한네스가 죽음을 받아들이는 과정 속 그의 감정을 볼 수 있는 장면)
그리고 페테르와 그는 그 자신이면서 동시에 아니기도 하다, 모든 것이 하나 이며 서로 다르고, 하나이면서 정확히 바로, 그 자신이기도 하다, 저마다 다르면서 차이가 없고 모
든것이 고요하다 그리고 요한네스는 몸을 돌려 저멀리 뒤편, 저 아래 멀리, 싱네(요한네스의 막내 딸, 요한네스의 시신을 가장 먼저 발견하고 알린 인물)가 서 있는 모습을 본
다, 사랑하는 싱네, 저 아래, 멀리 저 아래 그의 사랑하는 막내딸 싱네가 서 있다, 제일 어린 마그다의 손을 잡고서, 그리고 요한네스는 싱네를 바라보며 벅찬 사랑을 느낀다, 그
리고 싱네 곁에는 그의 다른 자식들 모두와 손자들과 이웃들과 사랑하는 지인들과 목사가 둘러서 있다, 목사는 흙을 조금 퍼올린다, 싱네의 눈에도 에르나에게서 본 것 같은
빛이 있다, 그리고 그는 모든 어둠과 저 아래서 벌어지는 모든 궂은일을 바라본다
저 아래는 궂은 일이 생겼구먼, 요한네스가 말한다.
134p ~ 135p
